2008년 1월 16일 수요일

우리들 생애 최고의 순간

이 영화 제목을 쓸 때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무지 헷갈리는구나...-_- '우생순'과 '우행시'...; 최고의 순간인데 우최순이나 우생최순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_-

주말에 와이프님과 잠깐 나들이 나갔다가 보게 되었다.
예매를 하지 않고 보는 경우가 참 드문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사람이 많아서 딴 걸 보려고 했는데 그 '딴 영화'가 너무 유아틱해 보였던지 와이프님의 결단에 의해 그냥 맨 앞쪽이었음에도 보게 되었다.

스포츠 영화의 재미는 역시 승리를 위한 노력과 결말의 승부가 주는 감동이겠지만 다 알다시피 이 영화의 결말은 '패배'란 점에서 약간 그 궤를 달리 한다. 아니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도 와이프님과 나는 마지막까지 '혹시 반전을 주기 위해 결말을 바꿔 버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_-;;;

'다 아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그 마지막 결말의 샷은 아주 특이하다. 아무런 소리를 내보내지 않고 승부 던지기 하는 문소리 뒤에 서서 지켜보고 있는 팀 동료들을 슬로우하게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조용히... 그들은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 앉는다.
마지막 장면만큼 인상적인 것은 영화 크레딧 올라가기 전에 나오는 실제 선수들과 감독 인터뷰... 감독님은 얘기하다가 '허 참...'하면서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인터뷰 장면은 끝나는데... 영화보다 더 찡하다. 어쨌든 핸드볼은 영화가 역대 관객수 1위에 오른다 하더라도 아마 비인기 종목일 거라고 생각되는지라... 너무 단정적인가? ㅡㅡ

영화 개봉 전 연예 프로마다 문소리랑 김정은이 나와서 훈련 등등해서 무척 고생했다는 얘기들을 했는데 막상 영화에는 경기 장면이 그다지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역동적인 경기 장면을 담아낸 스포츠 영화는 어쨌든 아닌지라....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또 영화에 대한 비판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예를 들면 옛날의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보면서 본인과 친구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었다. "손지창 슛 다 개뻥이야, 어떻게 저렇게 넣냐" -_-
어차피 배우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실제 선수만큼 잘할 수는 없는 한, 실감나는 경기를 원하면 그냥 스포츠 중계를 보는게 낫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의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 적어도 마지막 경기 연출이 조금 더 디테일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버저와 함께 들어가는 버저비터 슛이 왜 그리 많은지..-_-).


뭐... 이기든 지든 선수들에게는 그 순간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을 듯...
결과가 중요한 사회에 살고 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행복한 것인데... 하는 생각을 문득 해 본다. 열심히 하는 자라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기기 위해서 즐기는 사람은 없는 법이고... 즐긴다고 다 이기는 것도 아니고... 싸움을 즐기면 K-1 선수 이기나 -_-;
승패와 결과에 상관없이 즐기는 것... 사실은 이게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
그래서 아마 대학교 때 연구실 생활이 그리운 것 같다. 버그와 퀄리티에 큰 부담갖지 않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 볼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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